안녕하세요! 희차니 입니다.
9월 10일(화) 밤 11시에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카타르 월드컵 예선 첫 경기가 있었습니다.
결과는 2대 0으로 대한민국의 승리입니다!! 짝짝짝😃
경기 결과는 무실점으로 이겼기 때문에 좋았지만, 경기가 끝난 직후 축구팬들은 답답한 대표팀 경기력에 실망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저도 어느 부분에서는 실망했지만, 또 어느 부분에서는 만족스러운 경기였는데요,
본격적으로 경기를 뜯어보겠습니다!
마냥 쉽지만 않았던 환경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FIFA 랭킹 132위 정도는 그냥 맘 편히 다득점으로 이겨야 하는 게 맞지 않아?
하다 하다 이젠 환경으로 변명을 대네....
네 맞습니다.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죠. 대부분의 축구팬분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게 맞고요.
하지만 정말 쉽지 않은 환경이었습니다.
1. 너무 긴 대표팀의 이동거리
대표팀은 지난 조지아전을 터키에서 치르고 투르크메니스탄으로 왔죠.
K리그에 뛰는 선수의 이동경로를 보면 대한민국-터키-투르크메니스탄입니다.
아시아의 끝에서 끝으로 이동을 한 셈이죠.
2. 투르크메니스탄의 기세
투르크메니스탄은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예선 첫 경기인 스리랑카 원정경기를 2대 0으로 이기고 왔습니다.
투르크메니스탄 대표팀의 분위기가 한껏 올라와 있었던 상황이죠.
그에 비해 우리나라 대표팀은 평가전인 조지아전에서 2대 2 무승부를 하고 분위기가 마냥 좋지만은 않았을 겁니다.
3. 쾨펫다그 스타디움의 축구 열기
저는 투르크메니스탄이라는 나라가 이렇게 축구를 사랑하는 나라인지 몰랐습니다.(물론 투르크메니스탄이라는 나라를 몰랐었어요..) 쾨펫다그 스타디움의 관중석은 만석이였고, 일방적인 투르크메니스탄에 대한 응원, 심지어 우리나라 선수가 공을 잡으면 엄청난 야유를 했죠. 이 부분이 원정경기를 어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도 볼 수 있죠.
벤투 감독의 4백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 전술,
선발 라인업을 보면 그동안 벤투 감독이 자주 애용했던 선수들과 포메이션 그 자체입니다.
모두가 예상했듯 벤투 감독은 이란전, 조지아전 때 썼던 3백이 아닌 플렌 A인 4백을 들고 나왔습니다.
운용이 잘 되지도 않는 3백을 들고 와서 안정적으로 이겨야 하는 월드컵 예선경기를 할 순 없기 때문이죠.
이와 동일한 이유로 아무래도 불안한 이강인, 백승호 선수를 기용하기보단 오래전부터 벤투 감독의 경기에 출전했었던 정우영, 황인범 선수를 기용한 걸 볼 수 있습니다. 또 황희찬 선수가 아닌 나상호 선수를 기용했는데요,
황희찬 선수가 조지아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나상호 선수가 보다 더 수비 가담이나 빌드업 시 패스가 좋기 때문에 안정적인 경기 운용을 하기에 용이하다 판단한 것 같습니다.
전반전
전반전에는 빌드업 시 황인범 선수가 많이 내려와 정우영 선수를 도와주는 형태를 많이 보여줬습니다.
확실히 상대방의 전방 압박이 강했던 조지아전에 비해 전반전의 투르크메니스탄은 내려앉아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때문에 조지아전에 비해 편한 빌드업이 가능했고, 수비라인을 많이 올리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용, 김진수 선수를(특히 이용) 상당히 공격적으로 올리고, 이재성 나상호 선수와 사이드에서 3자 패스를 많이 시도하는 등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습니다. 실제로 조지아전 이후 3자 패스 훈련을 많이 했다고 하네요.
이번엔 풀백들의 공격 가담을 보겠습니다. 정말 공격적으로 많이 오버래핑해서 플레이해줬는데요,
이 부분이 이번 벤투 감독이 들고 온 전술의 핵심이지 않나 싶습니다.
풀백이 올라와주며 패스길을 많이 만들어주고(3자 패스), 사이드에서 크로스를 많이 올렸습니다.
물론 무분별한 크로스는 의미 없겠지만, 투르크메니스탄전에 보여준 이용, 김진수 선수의 크로스는 대부분 날카롭고 빠른 좋은 얼리 크로스였습니다.
`13 나상호 선수의 선제골
대한민국의 카타르 월드컵 예선 첫 골은 나상호 선수의 발에서 나왔습니다.
나상호 선수의 A매치 8 경기만의 데뷔골이라 더 의미가 컸는데요,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이용 선수의 날카롭고 빠른 크로스가 투르크메니스탄 수비수를 맞고 나왔습니다.
이 리바운드 볼을 놓치지 않고 나상호 선수가 침착하게 골로 연결시켰는데요, 벤투 감독의 전술이 딱 들어맞는 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상대 수비가 못한 거 아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용 선수의 크로스가 매우 낮고 빨랐으며, 앞에 있던 투르크메니스탄 선수들로부터 공이 다 통과가 되며 미쳐 준비를 못한 센터백이 한 최선의 반응이라고 보입니다.
만약 이용 선수의 크로스가 밋밋하고 높은 볼이었다면 수비 입장에서 확실히 볼을 처리할 수 있었겠죠.
이 부분이 강하고 날카로운 크로스의 중요성입니다.(단적인 예로 데뷔 라이너가 왜 크로스 대비 다른 선수들보다 어시스트 확률이 높은지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27 투르크메니스탄의 첫 유효슈팅
상대적 약팀(선수비를 하고 역습을 노리는 팀)은 이런 한방 한방이 무섭습니다.
단 한 두 번의 이러한 역습 찬스를 골로 연결시키면 경기 양상이 확실히 달라지기 때문이죠.
허를 찌르는 슈팅이었는데, 김승규 선수의 정말 좋은 선방이었습니다.
`38 김진수의 팔에 맞은 공, 아쉬운 노골
바뀐 규정에 의해 의도적이던, 의도적이지 않던 골을 넣는 과정에서 공격수의 팔에 공이 맞으면 무조건 노골입니다.
아쉽지만 노골이네요 ㅠㅠ 이번에도 이용 선수의 크로스였네요.
전반전은 대체적으로 경기 운용도 안정적으로 잘했고, 선수들이 포지션 겹치는 것도 없이 전술을 잘 이해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확실히 3백 때보다 공격적으로도, 수비적으로도 완성도가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다만 한골 정도 더 넣지 못한 게 아쉬웠네요.
후반전
후반전이 시작하자마자 투르크메니스탄 선수들이 하프라인부터 부분적 압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정우영 선수를 둘러싸며 우리 대표팀의 빌드업을 방해했는데요, 그런 만큼 이재성, 황인범 선수가 많이 내려와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또 손흥민 선수가 프리롤 역할을 맡으며 이재성, 나상호 선수가 자주 스위칭하는 걸 볼 수 있었는데요, 이런 유기적인 스위칭은 상대 선수 입장에서는 혼란을 주기 때문에 아주 좋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후반전 아쉬운 점은 패스미스가 너무 많았다는 부분인데요, 특히 황인범, 손흥민 선수가 많은 패스미스를 범했습니다.
`10 거의 실점이라고 봐도 무방한 장면
정말 위험했습니다. 드로잉으로 시작된 투르크메니스탄의 공격 전개였는데요, 드로잉 때 잠깐 우리 선수들이 멍을 때리는 모습이 보였었죠. 실제로 나상호 선수가 경기 끝난 후 인터뷰에서 경기가 답답했던 이유가 우리나라 선수들이 한골을 넣고 조금 안일하게 플레이를 한 것 같다는 말을 했어요. 저번 조지아전 끝나고도 손흥민 선수가 정신력을 언급했었는데 좀 더 대표팀이 멘털적으로 올라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3 투르크메니스탄의 유효슈팅
이번에도 드로잉으로 시작된 투르크메니스탄의 공격이었습니다. 정말 위험했어요.
`36 정우영 선수의 프리킥 골
정말 잘 찼습니다. 근데 저 상대 벽 앞에 앉은 선수들은 무엇을 하는 걸까요?
바로 골키퍼의 시야를 차단하는 겁니다. 골키퍼는 벽을 세우고 공을 보고 날아오는 반응을 하는데요,
저렇게 상대 벽 앞에 앉아 골키퍼의 시야를 차단하게 되면 골키퍼는 공을 보기 위해 좀 더 사이드로 움직이게 되고, 결국 다이빙하는 타이밍이 늦어지게 되죠. 이 작은 차이로 만든 골인 것 같네요.
번외
아쉬운 부분도 많지만, 잘한 부분도 많았었던 카타르 월드컵 첫 예선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첫 단추를 잘 꿴 만큼 저번과 나머지 경기들도 전승 무실점 했으면 좋겠네요
대표팀 일정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과 댓글은 희차니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피드백도 언제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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